불안 세대




한줄평
다음 세대에 전해진 불안

책 정보
조너선 하이트 저/ 이충호 역/ 웅진지식하우스/ 2024년

서점에 가면 심리와 관련된 책을 종종 볼 수 있다. 심리학 관련 책을 보면 꼭 한 챕터는 불안과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김경일 교수는 불안과 관련된 강의를 통해 사람들에게 불안을 지혜롭게 다스리는 방법을 안내한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불안이 문제가 될까?
아마도 우리나라와 같이 관계 중심의 공동체 문화는 타인과의 비교를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 타인과의 비교는 곧 자신의 불안을 자극하는 트리거가 된다. 불안은 사람들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타인에게 막말을 퍼붓거나, 허세를 부리기도 한다. 때로는 공동체에 속하는 것을 거부한다.

최근 사람들은 이러한 불안을 자극하는 관계 중심의 공동체 문화를 탈피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직장에서는 팀원과 같이 시간을 보내기를 기피한다. 더 나아가서는 타인에 대한 관심 자체를 전자기기의 전원을 끄듯 OFF 상태로 만들어버린다. 그렇기에 연애도 하지 않고 혼자 즐길 수 있는 OTT와 컨텐츠에 몰입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현실 공동체로부터 도피는 성공했지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관심 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있다. 타인에게 관심을 주기에는 피곤하지만, 관심은 받고 싶은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SNS는 좋은 대안이 된다. 적당히 잘 나온 사진 하나 올리면, 온라인 친구들이 하트를 누르고 본인은 적절한 관심을 받아서 기쁘다. 하지만 SNS는 전세계를 같은 공동체로 묶으며 시공간을 초월한 타인과의 비교에 노출시킨다.

‘불안 세대’의 저자 조너선 하이트는 스마트폰을 손에 쥔 청소년들에게 일어나는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수면 박탈, 주의 분산, 행동 중독, 사회적 박탈과 같은 네가지 해악이 있다고 설명한다. 여학생과 남학생은 조금 차이가 있는데 여학생은 SNS, 남학생은 포르노와 게임을 하며 정신 건강이 악화된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국가와 기업과 부모들이 나서서 학생들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제한하고, 어린 나이에 sns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회적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에게서 스마트폰 밖의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강제성의 부과해야 한다. 아이들이 현실 속에서 직접 경험하고 체득하고 극복하는 작은 경험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더욱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불안 세대’ 책에서는 스마트폰이 본격화 된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청소년들에게 방점이 찍혀있다. 나는 여기에 1980년대에 태어나 청소년을 키우는 부모 세대 역시 불안 세대라고 명명하고 싶다. 198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우리나라의 경제적인 위기와 성장을 같이 했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취업이 힘들었고 취업을 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명문대로 향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렇게 대학에 들어가더라도 취업은 여전히 어렵고 취업 후에도 여전히 내집 마련은 불가능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은 밀레니얼 세대들은 불안을 달고 살았으며, 생존을 위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쓴다. 아이도 한 명만 낳은 뒤, 가장 효율적인 루트로 아이를 몰아세운다. 부모들은 아이가 비효율적인 놀이나 학업에서 멀어지는 일은 도태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놀이와 실패의 경험을 앗아갔다. 빼앗은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부모는 감시 가능한 공간에서 자녀가 잠깐의 여유를 부릴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쥐어준다. 청소년에게서 스마트폰을 멀리하려면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 각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각성은 부모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는 부모들이 오직 입시라는 외길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입시 제도를 도입하고, 좋은 직업을 많이 만들 필요가 있다. 좋은 대학에 나오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먹고 살 수 있다는 사회적 확신을 지속적으로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