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책 정보
울리케 헤르만 저/ 박종대 역/ 갈라파고스/ 2024년

올해 만큼 전국민이 경제에 관심을 가졌던 해는 없었던 것 같다. 글을 쓰는 지금. 한 달만에 코스피가 1700포인트 정도 빠졌다. 주식만 보고 있으면 답답하니, 이번 기회에 경제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자.
이 책에서는 경제학의 굵직한 인물과 그들의 이론을 소개한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즈 그외 몇명 더 있지만, 이 3명을 알아야 자본주의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다.
교과서에서 스미스의 주장을 소개할 때,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여 시장경제에 맡겨두면 수요와 공급을 통해 가격이 정해진다고 적혀있었다. 이건 스미스가 주장한 본질의 일부만 차용한 것 이며, 엄밀히 말하면 스미스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스미스는 당시 금, 은을 축적함으로써 국부를 증가시키는 중상주의를 비판했다. 국부는 얼마나 많은 물건을 생산하는가에 달려있다. 많은 물건을 생산하기 위해 분업화와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그 과정에서 노동자는 핵심 동력이었다. 경제 성장에서 꼭 필요한 노동자를 쥐어짜는 자본가들의 독점, 담합은 더욱 큰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했다.
애덤스미스의 바람과는 달리 산업혁명의 성공은 나라의 부를 늘려주었지만, 그 이익은 소수의 자본가가 누렸다. 시골 공유지 땅이 사라지자 많은 사람들은 도시로 쫓겨났다. 그 결과 자본가들은 저임금 노동자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공장에서 많은 물건을 만들었지만, 노동자들은 물건을 소비할 여력이 없었다. 애덤 스미스가 말했던 보이지 않는 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문제점을 밝혀낸 자본론을 펴낸다. 자본론에서는 노동자가 잉여노동을 한 결실을 자본가가 독식함으로써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다고 했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빈부격차는 심해지고, 소비할 여력이 없는 노동자는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아 경제위기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자는 자본가가 독점한 생산수단을 무너뜨림으로써 사회주의 체제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르크스의 역사적 전망은 틀렸지만, 마르크스가 사회주의를 언급함으로써 많은 독재자들은 마르크스에게 매료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독재자들은 자본론을 금서로 지정하였다. 그렇게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떠올랐다가 공산주의 국가와 함께 저물었다.
1929년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주식이 대폭락 하면서 발생한 대공황은 전세계를 흔들었다. 기업은 줄파산을 하고 노동자는 직장에서 쫓겨났다. 경제의 3주체 중 가계와 기업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정부가 나설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케인즈였다. 정부는 공공사업을 통해 지출을 하면 노동자들은 임금으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경제에서 돈이 돌고 돌아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 성공은 케인즈 이론이 옳았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케인즈의 이론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나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서도 정부의 적극 재정은 시장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받쳐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경제학의 역사를 보니, 언제나 경제는 좋고 나쁨이 반복된다. 경제 위기는 어느 순간 다양한 이유로 찾아온다. 이럴 때,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경제의 물꼬를 자본가와 노동자 중 어느 방향으로 낼 것 인가에 따라 시민들의 삶의 수준이 달라질 것이다. 자본가를 먼저 살피는 정부일 때 경제 위기가 온다면, 서민들은 그저 어려움을 견디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