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인생의 의미 없는 것은 없다
책 정보
헤르만 헤세 저/ 박병덕 역/ 민음사/ 2002년
집에서는 부모님,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과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것들에 대한 의문을 품을 때가 생기고, 가르쳐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 고민하는 날이 많아졌다. 고민의 답을 혼자 결정하지 못하고 사회의 획일적인 잣대로 나름의 효율적인 답을 내리며 살아왔다. 안정적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택하기 위해 진로를 결정하고, 관성대로 살아왔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삶의 궤적을 살아왔을 것이다.

소설 속 싯다르타는 안정적인 삶의 궤적에서 벗어난다. 안정적인 삶이 주는 편안함은 오히려 결핍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관성대로 살기에 다른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 그 결과 자신의 삶 이외에 것에 대해 무지할 수 있다. 결핍과 용기가 맞물려 싯다르타는 출가한다. 출가 이후의 삶에서는 사문으로서의 생활도 겪어보고 여자를 만나기 위해 돈을 많이 벌기도 하며 욕망에 휘둘려 살다가 또 다른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두고 떠난다. 마지막에는 뱃사공으로 삶을 살아가며 싯다르타가 살아왔던 삶의 반추하는 시간을 가지고, 이 모든 것이 삶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소설 ‘싯다르타’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 지 물음을 준다. 싯다르타 처럼 살 순 없지만, 삶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양귀자, [모순] , p.298-
양귀자의 모순에 나오는 글은 마음에 와 닿는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이별의 노랫가사가 마음에 와 닿고, 내가 부모가 되고 나서야 부모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듯 경험을 함으로써 우리는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다. 많은 경험의 결과가 실패라고 느껴질 때 아플지언정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 많은 경험은 반드시 삶의 지혜로 연결된다.
소설 속 싯다르타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 고빈다와 이야기하는 내용 속에서도 드러난다.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놔둔 채 그 세상 자체를 사랑하기 위하여, 그리고 기꺼이 그 세상의 일원이 되기 위하여,
내가 죄악을 매우 필요로 하였다는 것을, 내가 관능적 쾌락, 재물에 대한 욕심, 허영심을 필요로 하였다는 것을
그리고 가장 수치스러운 절망 상태도 필요로 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p.207-
싯다르타는 돌이켜 보면 삶에서 실패는 없고 온전히 매 순간순간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인생에서 의미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나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어쩌면 삶이라는 것은 단순할 수 있다. 복잡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으며 온전히 자신이 중요한 가치를 찾고 그것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는 것이 행복에 가까워 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