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북유럽 신화



한줄평
북유럽 신화의 1타 강사

책 정보
이경덕 저, 원더박스, 2018년

최근에 영화, 웹툰에서 북유럽 신화의 일부가 반영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부터 시작하여, 마블 시리즈로 ‘토르’나 ‘로키’도 있다. 그렇게 유명하진 않지만 웹툰 ‘레이드’에서는 미래세계를 배경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이때 인공지능 양자컴퓨터인 ‘위그드라실’이 세상을 컨트롤 하는 내용이 나온다. 게임 속에서도 ‘룬문자’와 관련된 부분이 자주 나온다. 과거에는 그리스 신화가 많이 차용이 되었다면, 요즘에는 북유럽 신화가 차츰 영역을 넓혀가는 듯하다. 

  ‘처음 만나는 북유럽 신화’에서는 북유럽 신화의 바탕이 되는 배경으로 북유럽의 자연환경을 꼽는다.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자연에서 접하는 소재를 신 또는 등장인물로 꾸며 신화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서리거인’, ‘늑대’, ‘나무’ 등은 북유럽의 자연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보인다. 특히 ‘서리거인’은 북유럽 신화에서 등장하는 독특한 빌런이다. 북유럽의 추위에 대한 두려움을 서리거인으로 묘사한듯 하다. 하지만 죽은사람들을 세계인 ‘헬’, 인간과는 다른 종족인 ‘엘프’는 온전히 사람들의 상상력에서 부터 만들어진 세계이다. 그리고 사후세계와 관련된 내용은 그리스 신화 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권의 신화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사람들이 신화를 만들 때는 경험이 중요한 소재로 반영된다. 더불어 사람들이 호기심과 궁금한 것들도 또한 신화에 반영된다. 지하 세계, 하늘 위 세계, 사후 세계 등 사람들이 직접 탐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력이 신화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는 북유럽 신화의 진짜 주인공은 로키라고 말한다. 그럴만도 한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은 로키로 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로키’를 트릭스터로 명명한다. 로키의 도덕적인 규범이나 사회적 질서 따위에는 관심이 없는 행동 때문이다. 책에서는 북유럽 신화에서 가장 큰 두 사건으로 ‘니벨룽겐의 반지’ 일화와, ‘라그나로크’를 꼽는다. 물론 여기에도 로키가 깊게 관여되어 있다. 
먼저 ‘니벨룽겐의 반지’ 내용을 살펴보면, 오딘, 로키, 회니르는 인간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던 중 연어를 사냥하는 수달을 로키가 잡았다. 알고보니 수달은 한 농부의 아들이 수달로 변신했던 것이였다. 화가 난 농부를 달래기 위해 로키는 농부에게 금으로 보상하기로 하였다. 로키는 난쟁이인 ‘안드바리’로부터 많은 금과 함께 그의 반지까지 뺏은 다음 농부에게 보상을 했다. ‘안드바리’가 전한 저주까지도 농부에게 덧붙여 이야기 한다. 세명의 신이 자리를 뜨자, 재물에 눈이 먼 아들 두명이 농부인 아버지를 죽이고 첫째와 둘째 아들은 재물을 가지고 싸움을 벌인다. 저주가 시작된 것이다. 

  ‘라크나로크’는 발데르라는 신이 악몽을 꾸면서 시작된다. 발데르는 자신이 죽을 것을 암시하는 꿈에 시달리고, 이것을 옆에서 본 발데르의 어머니 프리그는 모든 사물과 생명들에게 발데르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겨우살이’만 빼놓고 받는다. 이 사실을 안 로키는 신들이 발데스에게 사물을 던지는 장난에 슬며시 끼어든다. 겨우살이를 뾰족하게 만든 다음, 맹인이였던 호드에게 겨우살이를 쥐어주면서 장난에 동참할 것을 권유한다. 결국 호드가 던지 겨우살이에 발데스는 죽게된다. 이후 로키는 조용히 지내다가 신들의 연회가 열리는 곳에 갑자기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신들에게 도발을 하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결국 신들에게 잡혀서 독사의 독이 얼굴에 떨어질 때마다 고통을 느끼는 벌을 받게된다. 이 고통도 늑대 형제인 스콜과 하티가 태양과 달을 삼킴으로써 끝이난다. 로키가 이끄는 세력과 신들과 전쟁인 ‘라그나로크’가 발발하고, 오딘, 토르, 로키, 해임달 등 많은 신들이 죽고 세계가 멸망함으로써 전쟁은 끝이난다. 그리고 새로운 세계의 시작을 알리는 몇몇의 인물로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다. 

  이처럼 로키는 각 사건에서 트리거의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왜 로키같은 신을 신화에 등장을 시켰을까?라는 의문이 뒷따른다. 신을 이렇게 장난꾸러기의 캐릭터로 덧입혀 놓은 부분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첫번째 드는 생각은 로키를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로키의 행동에서 잘못된 부분을 부각함으로써 사람들에게 반면교사로 삼으라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하고 예상해본다. 로키의 잘못된 행동이 나중에는 벌을 받음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들은 어떻게든 벌을 받을 수 있다는 삶의 진리도 내포하고 있다. 다분히 교육적이고 옛스런 느낌이 있다. 
 두번째 드는 생각은 신의 불완전성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이 실수를 하거나 감정에 휩쓸리는 행동에서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을 해본다. 북유럽 신화에서 나오는 신들은 불멸불사의 존재가 아니다. 전쟁중에 죽기도 하고 이둔의 사과가 없을 때 신들도 인간들처럼 나이가 들어 노쇠해지는 모습도 보인다. 이처럼 신들도 완벽하지 않다. 이런 신들을 볼 때 인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신들도 실수할 때가 있는데, 인간들이라 완벽할 수 있겠어? 라는 자기 합리화를 할 수 있다. 자기 합리화가 옳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실수를 통해 죄책감에 사무쳐 기댈 곳이 없을 때, 자기 합리화를 통해서 나약함을 극복할 수 있다면 이정도 자기 합리화는 도덕적 잣대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또한 신의 불완전성을 통해 우리는 오히려 신과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우리는 이질적 존재에 대한 충고나 조언보다,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사람의 말과 행동에 더 공감을 한다. 예를 들면 법정스님과 같은 사람의 말과 행동은 우리에게 방향성을 알려주지만, 선뜻 실천을 하거나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어렵니다. 반면에 우리 주변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선배의 말은 한번쯤 시도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한다. 완벽한 신보다는 어쩌피 빈틈이 있어보이는 신의 등장이 신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사람들이 더욱 귀담아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가교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로키같은 캐릭터가 있어야 이야기의 생동감과 흥미가 더해지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