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삶에서 모순을 대처하는 방법
책 정보
양귀자 저/ 쓰다/ 2013년
소설 모순에는 몇 가지 대조적인 상황이 제시된다.
첫번째로는 쌍둥이 자매로 태어나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안진진의 어머니와 이모
두번째로는 안진진의 기억 속의 아버지 모습과 어른이 된 후 만난 아버지의 모습
세번째로는 안진진이 다양한 의미로 사랑하는 김장우와 나영규
저자는 대조적인 상황을 통해 인생의 모순을 들춰내고,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한다.
안진진의 이모와 어머니의 삶을 가르게 된 계기는 배우자의 선택이였다. 어머니는 알콜중독자인 아버지를 만나 거친 삶을 살며 억척스럽게 살았고, 이모는 성공한 건축가를 만나 부유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이모의 단조로운 삶은 무덤과 같았고 결국 목숨을 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 어머니와 이모의 삶처럼 극단적인 상황만 있는 건 아니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의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정답도 없으며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도 있다. 나 역시도 어렸을 때에는 당면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이였고, 나이가 들어서는 건강한 삶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그리고 소소한 취미 생활과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에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안진진의 기억 속 아버지 모습은 괴물이였다. 술을 드시고 온 날이면 어머니에게 물건을 던지며 망나니 같은 아버지의 모습, 행여나 자식들이 다칠까 걱정하는 마음에 이모에게 연락했던 어머니, 한걸음에 달려와 이모의 집으로 가던 안진진과 동생. 이 모든 것은 안진진의 기억 속에 있는 아버지와 관련된 이미지였다.
세월에 흘러 뒷굽이 닳은 구두를 벗어 놓고 벽을 보고 누워 있는 아버지, 안진진을 알아보지 못하고 미안하다고 굽신거리는 모습은 아버지에 대한 감정을 묘하게 만든다.
‘오래 살아온 집에는 상처가 있다. 지워지지 않는 벽지의 얼룩처럼 온갖 기억들이 집 여기저기에 들러붙어 있다. 가족에게 받은 고통, 내가 그들에게 주었거나, 그들로부터 들은 뼈아픈 말들은 사라지지 않고 집 구석구석에 묻어 있다.’
-김영하 저, 여행의 이유 중 일부-
가족은 필연적으로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그리고 꼭 좋은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기에 다른 사람에게 못할 말을 더욱 쉽게 하고 언어적, 물리적 폭력이 더욱 쉽게 가해진다. 가족이기 때문에 참아야만 했고, 그것이 곪을대로 곪아 결국 타인보다 못한 가족이 된다.
안진진은 사랑의 의미를 고민한다. 현실적 사랑의 나영규와 이상적 사랑의 김장우 속에서 머리와 마음은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린다. 안진진의 최종 선택은 나영규와 결혼을 한다. 이모부의 모습과 나영규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며, 결혼 이후 안진진의 인생에 대해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안진진의 삶은 이모와는 다른 결론이 날 것이 분명하다. 이모에게는 없고 안진진에게만 있는 과거가 있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p.296-
인생에서 행복을 결정 짓는 것들 중 하나는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남으로서 인생의 진폭은 달라진다. 그 사람의 진폭과 나의 진폭이 서로 만나 보강 간섭을 이룰지 상쇄 간섭을 이룰지는 서로의 파동이 교차해보아야 알 수 있다. 사랑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 마음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안진진은 사랑의 의미를 찾다 결국 자신에게는 없는 것을 찾는 것으로 마무리지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며 자신의 사랑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삶에서 많은 선택지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 어떤 선택지들은 모순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심지어 인생의 이정표를 반대 방향으로 돌리기도 한다. 인생에서 어느 누구도 자신을 대신하여 선택해주지 않고, 설사 대신 선택해주더라도 결과는 암울하다. 스스로 내린 선택에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고, 잘못된 선택이였다면 철저한 반성과 다음번에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굳건한 결심을 가지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만 산다면 프랑스 사상가 모리스 리즐링의 말처럼 인생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