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한줄평
동화 넘어 있는 풍자의 바다

책 정보
조나단 스위프트 저, 문학수첩, 2000년

노벨 연구소에서 선정한 최고의 책 중에 하나, 조지 오웰이 무인도에 갈 때 들고 갈 책 6권 중에 하나가 바로 ‘걸리버 여행기’ 이다. 이토록 모든이에게 찬사를 받는 걸리버 여행기를 나는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왜 걸리버 여행기가 이렇게 까지 유명할까? 궁금증이 들었다.

 걸리버 여행기에 나온 주인공은 걸리버는 여러 나라를 여행한다. 첫 여행은 소인국의 나라 릴리퍼트이다. 소인국에 가서 겪은 이야기는 동화에서 익히 보았던 내용이 그대로 실려있다. 여기에 조금 더 눈이 간 부분은 계란을 뾰족한 쪽으로 깨느냐, 아니면 둥그런 쪽으로 깨느냐로 논쟁이 생겨 결국 전쟁까지 이어진 내용이 나온다. 정치인들은 문제의 핵심을 찾지 못하고 쓸데없는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 마치 지금 바다에 뿌려진 오염수를 처리수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과 오염수로 불러야 한다는 두 정치세력의 다툼은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고 있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지 못하게 했었더라면, 오염수나 처리수로 불릴 일도 없을 것이다. 어른이 되어 읽은 걸리버 여행기는 현실 세태의 아픈점을 풍자를 통해 들추어내고 있었다.

 걸리버가 두번째로 간 곳은 거인국의 나라 브롭딩낵이다. 거인국 왕과 걸리버의 대화에서 영국에 대한 비판은 아주 신랄하다.

 걸리버는 자신이 사랑했던 영국과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믿음에 대해 처음으로 물음표를 가지게 된다. 이땐 이 물음표가 거인국 왕이 무지의 소치라고 결론을 내린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도 영국과 다를 바가 없다. 어떤 지위에 오르는 데 가장 합당한 이가 그 지위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분만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는가. 자리에 맞는 사람을 찾기가 갈수록 더 어려워 지는 것 같다.


  걸리버가 마지막으로 간 곳이 후이넘이라는 이성을 가진 말들이 사는 세상이다. 걸리버는 선장이 되었지만, 선원으로 위장한 해적들에게 배를 뺏기며 후이넘의 나라에 남겨진다. 걸리버가 처음 본 동물은 ‘야후’이다. 묘하게 사람이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습성과 하는 행동이 걸리버에게 혐오감을 준다. 그뒤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야후는 이전부터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였다. 선원들의 배신과 야후를 보며 느낀 경멸이 후이넘과의 대화를 통해 후이넘에 대한 존경과 합쳐지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을 땐 가족들 조차 야후와 닮았다고 느낄 정도가 된다. 
 김경일 교수는 우리는 비슷한 것들에서 차이점을 찾아내기가 더 쉽다고 한다. 예를 들면, 고양이와 노트북의 차이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보다 노트북과 태블릿의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소설 속 야후와 인간은 생김새와 하는 행동 중에 비슷한 부분이 많다. 그렇기에 걸리버는 야후를 보며 거기에서 인간의 악습이나 나쁜점을 더욱 쉽게 찾을 수 있었고, 그러한 부분에서 실망감을 느꼈을 듯 하다. 
하지만 아이를 키워보면 아이들은 선한 존재에 가까운 것을 느낄 수 있다. 부모의 모습에 방긋 웃어주고, 아이들끼리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성선설을 더욱 믿게 된다. 루소는 우리가 인간 본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많은 것이 사실은 사회적 관습이라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우리가 합의하고 만든 시스템이 인간을 그렇게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극단적인 이야기이지만 서로의 것을 빼앗아야만 자기가 편하게 살 수 있는 구조에선 어떤 인간이든 자신의 것은 빼앗기지 않기 위해 독해지고,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기 위해 도둑질을 할 수 밖에 없다. 신자유주의 시대라는 것은 다른 사람보다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경쟁하고 살아남은 사람들만이 인정받는다. 지금 이 시대는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 아닌가? 라는 작은 담론으로 사회를 꾸려나가기 보다는 어떤 선택이 옳은지 아닌지 판단하는 거대 담론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