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한줄평
자기검열이 필수인 사회

책 정보
조지 오웰 저/정회성 역, 민음사, 2003년

 ‘나노사회’라는 단어를 기사에서 보았다. 나노는 10의 -9승을 나타내는 접두어이다. 사람 눈으로 보기 어려운 아주 작은 단위이다. 나노사회는 이처럼 개개인이 파편화되어 분열된 사회를 뜻한다. 과거에 비해 SNS나 인터넷을 통해 개인간 소통이 확대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소통이라 보긴 어렵다. SNS에서 올린 사진과 글은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노사회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 개인의 취향과 선택에 간섭받지 않으니 자유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옆에서 공감해주고 지지해주고 도와줄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더욱 큰 문제를 야기한다. 조지 오웰의 ‘1984’에서는 나노사회가 어떻게 독재를 더욱 심화시키는지 잘 나타나있다. 

  1984에서는 극단적인 전체주의 사회가 어떻게 사람들을 취급하는지 꼼꼼하게 묘사해두었다. 텔레스크린이라는 것을 모든 각 방에 설치하여 전국민에게 가스라이팅을 한다. 독재 권력을 찬양하는 가짜뉴스를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전쟁과 반국가단체와 관련된 상황을 조작하여 사람들의 불안을 조장한다. 믿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당의 중심에 있는 ‘빅 브라더’ 뿐이다. 동시에 텔레스크린은 사람을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
 가족들은 같이 모여 살지만 더이상 가족의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부부 사이에서 생기는 사랑의 감정은 반역이다. 부부 사이에서 쾌락을 추구하는 것 또한 당에서 금지한다. 아이들은 부모를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부모님이 당의 지침과 반대되는 뜻을 내비추었을 때 아이들은 당에 신고하도록 교육을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검열은 필수이다. 혹시나 내가 당지침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들키기라도 한다면, 이세상과 작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은 국민들에게 생필품을 배급을 하지만, 국민들은 항상 부족하다. 소설 속에서는 외부당원인 사람이 면도칼을 구하지 못해 만나는 사람들에게 면도칼이 있는지 물어보는 대목이 나온다. 반면 내부당원인 오브라이언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부의 분배를 통제함으로써 노동자들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먹고 살기 급급하게 만들어두었다. 
 이처럼 가족 해체, 경제적 궁핍과 더불어 서로에 의한 감시가 일상이 되면, 사람들은 파편화된 일상을 살아가게된다. 독재자를 위한 이상적인 상황이다. 몇몇 권력자들은 자신의 뜻대로 나라를 휘두르고 싶어한다. 아래에는 오브라이언과 윈스턴의 대화 중 한 부분이다. 

 권력자들은 지금도 자신의 방향과 다른 사람들이 모여 시위를 하거나 단체행동을 할 때에는 종북이나 빨갱이라는 프레임에 가둔 뒤, 사회적으로 매장하려는 시도를 한다.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언론을 이용하여 정권 맞춤의 기사들을 뿌려댄다. 권력자들은 권력을 이용하여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괴롭히고, 고통과 모욕을 줌으로써 자신의 권력을 한번 더 확인한다.  ‘1984’ 속 내용이 소설이 아니라 지금 우리나라에서 현현되고 있다.

출처
김미나 기자, 한겨례 신문, 2024년 1월 31일 기사 일부

 언제나 그렇듯 독재자에 맞서 싸우는 이들은 역사에 항상 존재했었다. 책 속에서 윈스턴이 그랬고, 우리나라 역사에는 4.19 혁명이 있었다. 독재자가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해체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뭉쳐서 노력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1984 속에 윈스턴은 혼자서 체제에 반항 했지만 나중에는 결국 빅 브라더를 사랑 했다. 개인으로 체제에 맞서싸우기에는 한명의 개인은 너무 무기력하다. 그렇기에 윈스턴도 노동자에게 미래의 희망이 있다고 본 것이다. 현실로 돌아와보면 앞으로도 독재자들이 나타날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 나노사회로 부터 벗어나 더욱 사람과 만나는 어울림이 필요하다. 마셜B. 로젠버그 작가는 ‘자신의 행동과 느낌, 생각에 대한 책임을 깨닫지 못하면 우리는 위험한 존재가 된다’고 말했다. 우리의 행동, 느낌, 생각은 스스로도 반추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같이 나눌 때 더욱 깊은 통찰을 할 수 있다.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