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삶 가까이에 있는 철학책
책 정보
황진규 저/ 철학흥신소/ 2024년
학교의 의미는 무엇일까? 최근 몇 년 사이에 학교는 학생에게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그리고 도구적인 존재가 제대로 도구의 역할을 못한다고 생각할 땐, 그 어떤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학교가 대학을 가는데 도움이 안되면 자퇴를 하고, 친구가 대학 가는데 신경쓰이게 하면 학교폭력으로 신고한다. 선생님이 자신의 생각보다 낮게 점수를 주었다면 악성 민원인이 되어서라도 점수를 더 받는다.

출처: 한국경제 신문 (2025.07.13)
다시금 학교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학교는 삶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삶이라는 것은 ‘나’라는 존재에 대해 알고, ‘너’라는 사람과 어울리는 방법을 깨닫고, 공동체에서 올바른 방향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이 모든 것을 경험하기에 좋은 곳이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괴리가 너무 크다. 지금 학교에는 아주 좁은 의미에서 ‘나’만 존재한다. 주변에 좁은 의미(성적)의 ‘나’가 많다보면, 옳다고 믿었던 가치관마저 흔들리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틈을 내는 철학책’에 나와있는 몇몇 철학자 이야기가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바타유의 ‘유쾌한 파멸‘이 지금 학교에 필요하다.
‘개체의 관점에서 문제는 자원의 부족이겠지만, 전체의 관점에서 문제는 잉여이다. ‘ -p.318-
바티유는 ‘파멸은 곧 자신이 가진 것을 잃는 것’이라 한다. 학교는 ‘성적’과 ‘입시’에 대한 과도한 몰입이 문제를 낳는다. 그렇다면 학교는 성적과 입시에서 학생들이 과몰입하지 않도록 바꿔야 한다. 학교는 성적을 산출하는 역할을 내려놓아야한다. 2025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은 내신 등급이 5등제로 바뀌었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 수능도 절대등급으로 바꿔서 학생들이 학교가 성적대로 학생을 줄세우는 곳으로 벗어나야 학교의 본연의 가치가 드러날 수 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있다. 앞으로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도, 어떻게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누구나 학생시절에 이런 고민을 했을 것이고, 어른이 되어서도 하고 있을 고민이다. ‘틈을 내는 철학책’의 저자 황진규 작가는 스피노자의 철학을 가져와서 답을 한다.
‘재능은 정신이 아니라 몸에 있기 때문이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온몸으로 해나가며 자신에게 자연스러운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 이것이 자신의 재능을 찾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p.20-
학교는 학생들이 많은 경험을 해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전공 공부를 위한 지식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어야 한다. 실제로 실험을 계획해서 프로젝트도 해보고, 프로그램도 직접 개발해보고, 이벤트를 기획하고 홍보하는 일 등 학교에서 학생들이 몸소 부딪치며 자신의 재능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신의 재능을 찾지 못한 나는 퇴근 후에 사부작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