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한줄평
자유의 정의

책 정보
존 스튜어트 밀 저/서병훈 역, 책세상, 2018년

카이스트의 학위 수여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하던 도중 졸업생 한명이 R&D 예산을 복원하라고 소리쳤다. 그 결과 졸업생은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갔다. 우리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없는 것일까? ‘자유’의 의미를 조금 더 찾아보기로 마음을 먹고 ‘자유론’을 읽기 시작했다. 

 존 스튜어트 밀이 살던 19세기 영국의 상황을 먼저 살펴보자. 영국은 땅만 파면 나오는 석탄으로 산업혁명의 불씨를 당겼다.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개인의 창의성과 공동체 안에서 토론은 민간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그 결과 눈부신 국가 발전을 이루어냈다. 밀은 일련의 역사과 과정을 목도하면서 ‘개인의 자유가 보장될수록 사회적 발전을 이룬다’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자유론’ 책에서도 ‘소수 의견’과 ‘개별성’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2장 생각과 토론의 자유에서는 개인은 자유롭게 생각을 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금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책에서는 아래와 같이 서술하였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우리가 소수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소수의 의견도 맞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소수 의견들이 조금 더 진리에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고 설명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생활규정을 정할 때에도 학생임원을 모은뒤 의견을 들어본다. 학생들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검토해서 최대한 의견을 반영하여 규정을 확정한다. 이 때 최종적인 답안이 진리라고 말할 순 없지만, 학교와 학생이 서로 납득할 만한 결론을 도출한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며,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결론을 내린다.

 3장에서는 개별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사회가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이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

  과거와는 달리 정부가 국민을 하나로 묶기 위한 강제적 노력은 많이 줄어들었다. 교육 분야에서는 개인의 기호를 반영하기 위해 선택형 교육과정으로 바꾸어 가는 중이다. 하지만 정부가 아닌 사회적 문화가 이상적인 삶의 목표를 정해두었고 모든 사람들이 한가지의 목표를 위해 달려나가는 상황이다. ‘돈’이라는 목표로 남들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기 위해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 모든 사람이 같은 목표라면 개별성이 발휘될 여지가 없다. 개별성이 죽은 사회는 결국 발전없이 도태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문화가 발전한 시기에는 개인의 개별성이 필연적이였다. 밀은 ‘인간은 내면의 힘에 따라 온 사방으로 스스로 자라고 발전하려 하는 나무와 같은 존재’라고 하지만, 지금의 인간은 온전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4장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에서는 밀의 자유론이 개인주의와는 다르다는 것을 나타낸다.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을 전제로 시작한다. 책 뒷편에 나와있는 해제에서는 밀을 ‘자유 사회주의자’라 칭한다. 

  즉, 자유라는 것은 공동체를 배제하고 누릴 순 없는 것이다. 그 결과 밀은 ‘다른 사람에게 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개인의 자유는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만큼 글을 쓰고 나니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무엇인가? 자문을 하게된다. 밀의 자유에 대한 정의가 머릿속에 들어오고 나서는 다른 생각이 쉽사리 떠오르진 않지만, 나의 언어로 이야기 하자면 ‘하고 싶은 것’을 하는게 자유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놀이터에서 친구들을 모은뒤 술래잡기 놀이를 했었다. 이 때 몇 가지 규칙을 추가로 정했는데, 다른 친구들과 규칙을 정하면서 하고 싶은 말을 했었고, 놀고 싶은 만큼 놀았다.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시기였다. 그럼 지금은 왜 자유가 줄어들었는지 생각해보니, 자유를 누리는 만큼 책임도 컸기 때문인 것 같다. 에히리 프롬은 사람들이 파시즘에 빠진 이유를 자유에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자유와 책임은 따로 떼어놓을 순 없다.

  이제 처음 이야기의 결론을 내릴 때가 되었다. 우리나라 헌법 제21조에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헌법의 취지에 맞게 해석해보자면 우리는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밀도 말했듯이 자유의 전제 조건은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면 안된다. 그렇다면 카이스트 졸업생은 대통령에게 해를 끼쳤을까? 분명히 아니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모두들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어느 누구도 반론도 못하고 질문도 못한다면 이건 소수의 의견은 없으며 개별성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즉 시민의 자유는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