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신

한줄평
신화->그림->사회->철학
으로 생각의 확장

책 정보
박홍순 저, 마로니에북스, 2019년

책 서문에 이런 글이 나와있다.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미술 작품을 보았을 때에도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한 여러 작품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미술품 뿐만 아니라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도 그리스 신화를 차용한 부분이 있었다. 우리는 그리스 신화를 옛날의 미신적인 이야기로 볼 것이 아니라 이제는 인류의 오래된 고전으로 접근해야한다. 

  먼저 그리스 신화라는 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 고전에서 나와있는 인물들의 각각 스토리에 충실하게 접근해서 읽을 것인지, 고전이 쓰여진 배경과 함축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분석하면서 접근할 것인지 고민이 된다. 전자의 의미로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은 ‘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 신화’ 이 책 말고 다른 책을 찾아보셔야 한다. 저자는 철저하게 후자의 접근법으로 분석적이고 그리스 신화의 세계관을 확장해가며 글을 썼다.
  예를 들면, ‘1부 나르키소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왜 저주였던 걸까요?’의 챕터에서 나르키소스와 관련된 신화 내용을 간단히 설명한다. 그리고 나르키소스와 관련된 그림을 제시하면서 해석을 덧붙인다. 저자는 그리스 신화가 체계화 되는 과정의 시대적 배경에는 국가주의의 이념이 깔려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신화를 다시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르키소스는 왜 죽어야 했는가. 통치세력 입장에서 빠르게 국가주의의 기틀을 다잡으려면, 항상 국가가 개인보다 앞서 있어야 했다. 개인을 먼저 생각하고 개인을 사랑하는 태도는 없어져야 했다. 통치세력은 그리스 신화에서 나르키소스를 죽임으로써 개인을 사랑하는 태도를 죄악시했다.
 저자는 여기서 생각을 더욱 확장시키도록 부추긴다. 카라바조의 나르키소스 사진 한장을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림도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였다. (어떻게 해석을 했는지 궁금한 분은 책을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카라바조, 나르키소스]

 사진을 통해 저자는 자기애의 이슈를 현대로 끌어온다. 자기애의 필요충분조건인 자유와 선택의 문제를 화두로 제시한다. 현대인들은 자유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 한다는 것이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예시를 들어 반박을 한다. 우리의 개성이 자유와 자발적 선택이라고 착각을 하는데, 실제로는 기업과 마케팅 전략에 의해 조작되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는 이성적 판단을 항상 옳은 가치라고 여기며 살고 있다. 우리는 이성적 판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성적 판단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교사의 독서’에서 어떤 공간에서 사고를 하는지, 어떤 공간에서 행위를 하는지가 그것의 과정과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한다. ‘홀로서기 심리학’ 책에서는 옳다는 생각만으로는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하며, 옳다는 느낌이 있어야만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이것들을 볼 때 우리는 이성적 판단을 통해 최고의 선택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결정할 때에는 이성적 판단 뿐만 아니라 시공간, 감정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을 하고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성의 불완전성에 대해 ‘인문학으로 보는 그리스 신화’의 저자는 역시나 그림 한 점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이성의 신이라고 불리우는 아폴론은 마르시아스와의 내기에서 이긴 후 마르시아스를 소나무에 거꾸로 매달아 살점을 벗겨내며 죽인다. 그림 한 점을 통해 이성의 신이라는 아폴론조차도 비이성적인 행태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렇다고 이성을 포기할 수 없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저자는 ‘이성’과 ‘분별력’을 동시에 이야기 한다. 분별력 없는 이성은 통제가 되지 않으며, 분별력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상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말로 결론을 내려보면 이성을 통제하는 분별력도 완벽한 답이 될 순 없다. 그럼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우리는 살아야 하는 것인가?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는 아이히만의 실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실험자가 틀린 답을 하면 전기 충격을 주도록 구성했다. 참가자의 65%가 최고 단계까지 전기충격을 주는 선택을 했다. 인간은 권위에 취약한 본성을 지니고 있다. 권위에 대항하는 약간의 반대 의견만 있다면 자신의 인간성에 근거해 판단을 내릴수 있다는게 야마구치 슈의 주장이다. 우리는 여기서 답을 찾아야 한다. 몇몇 또는 다수의 사람들의 자신들의 이성에 취해서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 소수의 누군가는 ‘반대’의 의견을 제시해야하고,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스템이 사회에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성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