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한줄평
가장 불편한 것은 바로 인간 관계이다.

책 정보
김호연 저, 나무옆의자, 2021년


‘불편한 편의점’의 제목을 보고 든 생각은 세상에 편한 곳이 있을까? 우리는 언제 어떤 곳에 있더라도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생각해보면 세상이 나를 위해 맞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태생적으로 불편함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그 답이 ‘불편한 편의점’ 책 속에 있다.

소설에는 속 편의점에는 서울역 노숙자 생활을 하던 느릿하고 더듬거리는 독고의 등장으로 불편한 편의점이 된다. 하지만 저자는 편의점이 불편하다는 것 이면에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오는 불편함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번째로 인간 관계는 편의점 사장인 염여사와 아들이다. 사업이 성공만 하면 모든 가족이 자신을 깔보지 못할 것이라는 낮은 자존감을 가진 아들과 철없는 아들을 기다리는 편의점 사장님이다. 
두번째로는 편의점에서 오전 알바를 하는 선숙과 아들이다. 한때는 어엿한 성공 궤도를 달리던 아들이 지금은 한쪽 방 구석에서 게임만하고 있으며, 그런 아들이 못마땅해 잔소리를 참지 못하는 엄마와의 관계이다. 
세번째로는 편의점 단골 손님인 경만과 손님의 가족이다. 일은 열심히 하지만 벌이가 시원치 않고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다보니 가족에게는 답답한 아빠로 비추어지고 가족과 멀어지고 있는 중이다.
네번째로는 독고와 독고의 가족 사이의 관계이다. 과거 의사였던 독고의 실수와 연이은 잘못된 선택으로 가족이 독고를 떠나버렸다.

언급한 관계의  공통점은 가족으로 엮여있으며, 지금 불편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가족보다 더 올바르게 아이의 성장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제도는 상상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가족의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한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성장도 하지만, 상처도 많이 받는다. 가족이기 때문에 남들에게 하지 못할 말도 많이 하며, 자신을 더욱 잘 이해해줄 수 있을거란 믿음에 제대로 된 설명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만난 불편한 인간 관계들은 마음만 먹으면 정리하거나 거리를 둘 수 있다. 직장에서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부서를 옮기거나 이참에 이직까지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은 거리를 두거나 영영 안보고 사는 선택을 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결심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불편한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소설 속 독고는 편의점 오전 근무를 하는 선숙씨가 독고에게 마음을 터놓고 아들에 대해 속상한 마음을 이야기한다. 독고는 선숙씨에게 아들에게 왜 그런지 물어 보았냐면서 되묻는다. 그러고는 아들 이야기를 들어주라고 조언을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솔직해져야 한다. 선숙씨가 아들의 어떤 점이 속상한지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받아들이면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솔직함은 두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 다른 사람에게 거짓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솔직함이 있고, 두번째로는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에게 숨김없이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타인에 대한 솔직함’은 사회적 규범으로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다. 반면에 ‘자신에 대한 솔직함’은 어디에서도 설명해주지 않으며, 나이가 들수록 주어진 현실에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숨기는 것이 미덕인 것 처럼 조장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솔직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솔직함이 우선 되어야 대화가 가능하며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다.

나도 솔직하지 못할 때가 많다. 솔직한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방법을 모르기도 하고, 나의 솔직한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 다른 사람이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그렇기에 나의 솔직한 마음을 깊이 묻어둔다. 가라앉은 마음은 눈덩이처럼 뭉치고 쌓여 묵직한 돌처럼 나의 가슴을 누르고 이러한 답답한 마음을 어떻게 할 바를 모른다. 혹여나 힘든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애써 웃으며 더 밝은 모습을 보이는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스스로를 달랜다. 이런 일들이 반복 되다보니 이제는 솔직한 마음을 나 자신 조차 알아차리기 힘들 때도 많다.

충북대 철학과 김귀룡 교수는 “사회적 자아를 벗어던지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씨름하려면 스스로에게 솔직해야하고 그래야 자신의 실존적 문제를 만날 수 있다. 인격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사람은 특히 자신에게 솔직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자신에게 솔직한 것을 누구도 강요하진 않지만,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자신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도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