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한줄평
집착과 아집의 결말

책 정보
허먼 메빌 저/ 김정우 역/ 푸른숲주니어/ 2007년


최근에 디즈니에서 방영중인 ‘파인: 촌뜨기들’을 보았다.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보물선에서 도자기를 도굴하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인물들의 공통점은 도자기에 대한 집착을 보인다. 그리고 그 결말을 파국으로 치닫는다.

어떤 것 하나에 집착하다보면 주변을 보지 못하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한다. 그 결과는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이러한 내용을 잘 드러낸 소설이 모비 딕이다.

모비 딕이라 불리는 흰 향유 고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아하브 선장이 있다. 그리고 그 선장과 함께 배를 탄 여러 동료들이 향유 고래를 잡기 위해 떠난다. 1등 항해사 스타벅은 모비 딕에게 복수하는 것 보다는 선원들의 안전한 복귀를 선장에게 이야기하지만 선장은 모두 무시한다. 결국 피쿼드 호는 가라 앉고 선원들 중 이스마엘 한명만 살아남았다.

아하브 선장의 무엇 때문에 모비 딕에게 집착을 했을까?
모비 딕에게 다리 하나를 잃은 것이 원인이였을까? 과거에 잡을 수 있었던 고래를 못잡았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일까? 다른 누구도 잡지 못한 모비 딕을 잡으면 명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였을까? 많은 선원들을 죽음에 이루었기 때문에 처벌해야 할 절대악이라서? 많은 궁금증이 있지만, 시원한 답을 얻을 순 없다. 모든 것은 독자의 판단에 달렸다.

집착의 원인으로 불안, 낮은 자존감, 이기심 등이 있다. 하나에 집착하면서 다른 문제는 잊으며 집착하던 것을 얻으면 모든 것이 해결 될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히기 쉽다. 아하브 선장도 그러지 않았을까? 모비 딕에게 다리를 잃으면서 삶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이런 것을 모두 모비 딕의 탓으로 돌리며 모비 딕만 잡고 나면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을 무시하지 못하고, 그 동안의 고생은 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기회를 놓치고, 물러설 수 없는 광기에 사로잡혀 목숨을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 집착은 필연적으로 아집을 동반한다. 집착하는 순간 시야는 좁아지고, 주변의 이성적인 조언은 자신의 목표를 흐리게 만들 뿐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집착할 때는 돌이킬 수 없는 문제를 일으킨다. 그렇기에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권력을 행사하는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완비해야하고, 주변에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두어야 한다. 아하브 선장은 이성적 판단으로 조언하는 스타벅이 옆에 있었지만, 권력을 행사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선장의 말은 법이였고, 선장의 목표는 모두의 목표가 되는 불합리한 상황의 끝은 비극이다.

포경 산업은 당시에 큰 돈을 가져다 주는 자본 주의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포경 산업이 자본 주의 하나의 상징으로 보자면 모비 딕은 자연의 절대적인 존재이다. 자본 주의와 자연의 절대적 존재의 대립으로 생각해 보면 또 다른 관점에서 소설을 볼 수 있다. 소설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적 불만을 엿볼 수 있다. 선주는 막강한 자본으로 배를 빌려주고, 안전한 곳에서 편안하게 돈을 벌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곳에 사회적 계층이 낮은 사람들이 자리잡고 있다. 식인종 부족 출신인 야만인 퀴퀘그, 돈을 벌기 위해 포경선을 탄 이스마엘, 흑인 소년처럼 돈 때문에 목숨을 걸고 일을 하고 있는 노동자가 있다. 돈의 논리로 돌아가는 세상에 절대적 존재의 등장으로 자본주의가 쓰러지는 모습을 상상하면 우리는 모비 딕을 응원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 현재에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도 결과만을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기 보다는 과정을 통해 얼마나 노력하고 열심히 했는지를 평가 해야한다. 결과만 집착하는 사회는 실제로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