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한줄평
신세계는 없다.

책 정보
올더스 헉슬리 저/이덕형 역, 문예출판사, 2018년

누구나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가지고 살아간다. 결핍된 개인의 욕구를 극한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세상을 동경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그런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있다.  올더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를 통해 당신들이 꿈꾸는 유토피아는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멋진 신세계’는 1932년에 출판되었다. 그때 출판된 책이 지금의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고 다가올 미래까지도 예측하기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매력적인 책인듯하다.


  책 내용을 이야기 하자면, 책에는 과학이 아주 발전된 미래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여기선 사람들은 임신과 출산이 아닌 병에서 수정되어 태어나며, 태어날 때 부터 계급이 정해진다. 계급에 따라 유전적으로 능력과 외모가 제한되고, 유아기 부터 조건반사 훈련을 통해 자신의 계급에 만족해하며, 체제에 순응하고, 주어진 일에 대한 불만과 불평없이 사는 삶을 강제적으로 학습한다. 이런 학습을 받고 자란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 조작된 행복에 만족해 하며 살아가게 된다. 가끔 우울하거나 불안할 땐 ‘소마’라는 완벽한 약을 먹으면, 지금 그 순간 또 다른 행복이 찾아오며 모든 부정적 감정을 지워버린다. 남녀가 결혼, 임신, 출산을 하지 않는 사회이다보니, 남녀가 서로에 대한 책임은 없이 단순한 쾌락을 위한 수단일 뿐이고, 오히려 한 사람을 오랫동안 만나게되면 정신적으로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이런 사회에 체제 부적응자들이 나타난다. 첫번째 부적응자로 버나드가 나온다. 알파 플러스 임에도 불구하고 외모가 뒷받침되지 않자 사회에 대한 반감이 쌓여가 체제에 대해 불만을 가진 인물이다. 두번째 부적응자는 야만인 구역에서 온 존이다. 존은 거짓된 행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불행해질 권리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작가가 책에서 그려낸 멋진 신세계는 자본주의와 과학의 발전이 우리 삶에 가져다 주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지금 자본주의는 돈이라는 막강한 권력으로 새로운 계급을 형성한다. 책에서 나온 알파부터 입실론까지 계급은 현실에 없지만, 경제적인 위치에 따른 계층의 분화는 과거보다 더욱 뚜렷하다. 2022년 12월 기사에 나온 자료를 인용하면, 자산 상위 20% 가구와 하위 20%가구 간 자산 격차가 64배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다. 자본주의가 돈이 돈을 버는 구조이다보니 돈이 많은 사람은 계속해서 부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번 정부는 부의 재분배에는 관심이 없으니 올해는 소득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소설 속에서는 입실론 계급은 자신의 처해진 상황과 계급에 대해 만족하며 잘 살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생존과 직결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에 속한 사람은 우울감과 자살충동이 비저소득층에 비해 2배까지 많다고 한다. 신림동에서 대낮에 흉기로 사람을 다치게 한 범죄자는 자신이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보니 쓸모없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 행인에게 칼을 휘둘렀다. 현실에서 돈이 없는 힘없는 계층은 자살을 생각하거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다른 사람을 다치게 만든다. 결국 무분별한 자본주의는 사회 전체의 안정감을 줄 수 없다. 

  소설 속에서 현실을 잘 예측한 부분 중 하나가 사회에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것이였다. 우리나라의 2024년 합계 출산율은 0.68명으로 예상된다. 2015년부터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이다.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놓고 키우던 시절은 점점 과거의 유산처럼 되고 있다. 청춘들은 (결혼)가능성 있는 만남을 더욱 추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는 경제적인 밑천이 마련되었을 때 놓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는 정말 소설속에 나오는 것 처럼 결혼이라는 제도는 사라지고, 인구의 부족으로 인한 노동력 문제는 시험관 아이들로 해결하는 사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싼다.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다. 다만 결혼을 할 수 있는, 아이를 놓고 키울 수 있는 상황이 과거와 달라진 것 뿐이다. 상황이 지금과 달라질 수 있다면, 결혼과 출산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여기서는 정치와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멋진 신세계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 주는 약이 있다. 바로 ‘소마’이다. 독재 정권이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3S(Sport, Screen, Sex)정책을 펼친다. 여기에 소마까지 4S 정책으로 소설 속 국민들은 총통이 제시한 정책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어진다. 지금 독재 정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3S 정책은 우리나라에도 곧 잘 이용된다. 현실에는 소마는 없지만 소마와 같은 역할을 해줄수 있는 대체제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마약, 도박, 스마트폰 중독과 같은 것들은 소마처럼 일상에 스며들고 있으며, 이것에 대해 죄의식도 가지지 않는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윤광준의 ‘심미안 수업’이란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은 다른 욕망의 결핍이 스마트폰에서 실현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욕구가 결핍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이나 SNS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쓰며 좋아요 또는 하트를 갈구한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은 더욱 큰 문제를 가져온다. 멋진 신세계에서 백미 중 하나가 존과 총통과의 대화이다. 총통은 체제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책은 필요 없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 대한 걱정이 뭍어나는 부분이다. 스마트폰 중독은 책을 읽지 않는 사회와 맞닿아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두꺼운 책을 읽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더이상 생각하는 것을 멈춘다. 여기서 우린 존이 어떻게 문명에 길들여지지 않고 신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책은 우리에게 정보만을 제시하지 않는다. 책에는 생각의 조약돌이 있다. 조약돌이 우리의 연못에 던져질 때 생기는 작은 파동은 또 다른 조약돌이 던진 파동과 만나 큰 파동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카프카는 “사람은 질문을 던지기 위해 뭔가를 읽는다.” 라고 한다. 존도 그랬듯이 뭔가를 읽고 생각을 할 때 우리의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질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