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개츠비의 일생에서 배우다.
책 정보
F. 스콧 피츠제널드 저, 혜민북스, 2021년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건 즐거운 일이다. 요즘 나오는 신간의 트렌드를 보면서 사람들은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 알게 되는 것도 재미가 있다. 또 다른 재미는 고전을 찾아 읽는 것이다. 고전이 지금까지도 살아 남아 사람들 곁에 머무르는 이유를 찾을 때 과거와 이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오늘 고른 책은 ‘위대한 개츠비’이다.
‘위대한’이란 단어를 보면서 떠오른 첫 생각은 ‘위대한 쇼맨’이였다. ‘위대한 쇼맨’은 한 남자의 굴곡진 인생에서 포기하지 않고 성공한 인생을 그리고 있는데, 개츠비도 이와 같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짐작케 했다.
소설을 읽다보니 처음에는 개츠비의 인물을 베일에 감춘 채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닉이라는 인물이 개츠비의 옆집에서 이사오면서 개츠비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독자에게 풀어준다. 소설의 특징 중 하나는 묘사가 디테일 하다. 개츠비의 집과 정원을 묘사할 때나 사람들이 개츠비의 집에 모여 파티를 할 때는 글을 읽으면 머릿속에 상상이 될 정도로 잘 표현되어 있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멀어질수록 불빛은 더욱 빛났다. 오케스트라가 야릇한 분위기의 음악을 연주하면 얘기 소리는 오페라처럼 한층 더 높아졌다. 웃음소리는 시시각각 더 자주 터져 나왔다. …..(중략)
시시각각 변하는 불빛 아래서 승리감에 도취되어 시시각각 바뀌는 얼굴과 목소리, 색깔들 사이를 미끄러지듯 돌아다녔다. -p.61-
소설에서 즐겁고 행복한 상황을 보여주면 ‘이제 위기가 다가 오겠구나’라는 짐작을 할 수 있다. 개츠비는 데이지와의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한다. 하지만 데이지는 톰과 결혼하여 아이가 한 명있다. 개츠비는 데이지의 사랑을 되찾고자 노력 하였지만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순 없었다. 개츠비는 결국 사랑도 잃고 쓸쓸히 죽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소설을 읽어보길 바란다.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어떻게 ‘위대한 개츠비’는 고전으로 어떤 매력이 있는지 찾아보자. 책에서 나온 화두가 이 시대에까지 통용될 때, 고전으써의 가치가 높아진다.
책에서 나온 몇 가지 화두를 정리해보면, 먼저 ‘개츠비는 성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이다. 개츠비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금주법이 시행되었던 시기에 술을 만들어 팔면서 많은 부를 축적했다. 지금 우리나라도 성공을 위해서는 비도덕적인 방법이 정당화되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은 오로지 물질적 풍요를 뜻하는 편협한 성공이다. 건물을 철거할 때 하청에 하청을 주어서 단가를 낮춘다. 낮은 비용으로 철거하기 위해 안전은 무시한채로 막무가내식 철거를 하고 이 결과 인명피해로 이어진다. 결국 사업가는 돈을 벌지만 다른 사람들은 낮은 임금에 일을 하고 작업장에 있는 또는 지나가는 사람의 목숨은 위태롭기만 하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괜찮은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괜찮다라고 말할 수 있는건가? 돈을 많을 벌기 위해서 모든 사람이 달려가는 사회에서는 공동체를 유지할 수 없다. 이런 사회는 개인간의 경쟁과 대화의 단절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우리는 지금 성공의 의미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두번째는 개츠비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진정한 친구가 거의 없었다. 닉이 개츠비의 부고 소식을 여기저기에 알렸지만, 개츠비의 모든 것이였던 데이지도, 개츠비의 동업자였던 울프심도 장례식장에 오지 않았다. 그걸 옆에서 지켜본 닉은 인간관계에 대해 회의가 들었을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간다. 요즘엔 SNS를 통한 관계도 큰 축을 이룬다. 팔로워들의 수, 좋아요의 수는 자신의 인간관계를 증명하는 듯 하다. 만약 내가 죽었을때 나의 팔로워들 중에서 몇이나 나의 장례식에 올까? 물론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만으로 인간관계의 좋고 나쁨을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힘들고 기쁠 때 나의 옆에서 희노애락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몇명이나 될지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인간관계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SNS를 잘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올린 사진과 글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이 친구의 감정을 공유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 차라리 시간을 내어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 오랜만에 목소리를 듣는 것이 친구에게 진심으로 한발 다가가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위대한 개츠비’에선 시대적 상황에 대한 비판이 담겨져 있다. 책이 쓰여질 때 세계 1차 전쟁이 끝나고 미국에서 유래없는 호황을 누리던 시기이다. 개츠비에 파티에 모인 사람들은 흥청망청 놀기 바쁘다. 반면 윌슨이라는 자동차 정비사는 시대적 호황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것 처럼 묘사 되어 있다. 이것으로 보아 이시대에서도 부의 양극화가 심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는 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사회적 연대를 약화시키고, 사회 불안을 증가시킨다. 사회의 불안이 정치 영역에도 뻗치게 되고 극단적인 성향의 집단도 나타날 수 있다. 야당대표를 살해하려는 시도하는 사람이 나타난 것 처럼 말이다. 지금 양극화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미래에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밖에 없다. 어떤이는 능력있는 사람이 많이 버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에 나오는 내용을 인용하여 말한다. 당신이 만약 컴퓨터를 잘 다루는 능력이 있다고 합시다. 과연 이 능력으로 구석시 시대에서도 인정 받을 수 있을까요? 당신의 능력은 시대적인 운 또는 이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만들어주는 환경적 운이 따라서 된 것입니다. 이 능력은 당신의 온전한 노력을 통해 성취한 것이 아닙니다.
고전의 책 한권으로 부터 과거의 문제가 현재에도 반복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과거의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는 부분에서는 무기력함과 미래에는 해결이 될지 의문을 남긴다.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작은 행동이라도 해야한다. 그게 바로 살아가는 하나의 이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