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의 역설과 저널리즘의 딜레마

한줄평
시민을 위한 언론자유를 위하여

책 정보
정준희, 이정훈, 송현주, 김영욱, 채영길 저, 멀리깊이, 2022년

몇년 전만해도 뉴스에서 나오는 몇몇 언론은 여론(언론이 믿고 싶은)이라는 옷을 곱게 입고, 언론사주의 하고 싶은 말을 잘 포장해둔 인형같은 존재였다. 소비자들은 겉모습만 보고 예쁜 인형이라고 구매를 한 뒤 각자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 하지만 지금의 언론은 권력자의 손짓에 따라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인형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인형을 가지고 놀 수도 없고 움직이는 인형을 구경할 수 밖에 없는 구경꾼이 된 것이다. 
몇년 전에도 지금도 언론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다면 언론이 주장하던 언론자유는 무엇인가? 

  ‘언론자유의 역설과 저널리즘의 딜레마’는 언론자유에 관해 깊은 고찰 및 혜안을 제시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다른 저자가 각자의 주제로 글을 썼다. 언론자유의 개념적 정의부터 진정한 의미의 언론자유를 획득하기 위한 방안까지 해외사례와 헌법의 해석을 등의 근거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평소에 익숙하지 않은 주제와 자유에 관한 철학적 고찰부터 시작하여 법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넓은 부분에 대해 서술하다보니, 글을 읽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것은 마치 수능에서 국어 문제 중 킬러문항의 지문을 읽는 느낌이다. 저자도 이러한 부분을 염두했는지 다행히도 여는말과 맺는말 부분에 정준희 교수가 글의 시작과 마무리를 잘 정리해 두어 책의 흐름과 정리를 도와준다. 

  책의 핵심적 내용은 언론자유의 역설이다. 책 내용을 인용하면

  이러한 언론의 역설을 타개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4장에서 김영옥 교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언론의 문제를 기자들의 문제로 귀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서술한다. 심층 보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기자들에게 들이미는 것은 현실적 대안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자본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다. 상업적 비즈니스 모델로 언론이 뿌리를 내린이상 다시 뿌리를 자르거나 거둬들일 순 없다. 그렇다면 상업적 비즈니스의 대상을 바꿀 순 없을지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신문과 방송에서 기업의 광고는 주요 수입원이 된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시민들로 바꾸는 방법은 어떨까? 지금 신문은 구독료를 내고 보지만 방송은 따로 구독료를 내지 않는다. 방송사에 따른 구독료를 일부 내고 시청하는 방법으로 바꾼다면 방송사들은 기업과 언론사주를 위한 방송에서 시민을 위한 방송으로 전향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해 시민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방류하기 전에 미리 소금을 구매해 두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소금값이 폭등했다. 하지만 정부는 소금값 폭등의 이유를 단순한 수급불균형과 매점매석으로만 편협하게 바라보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안감이지만, 정부는 오염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정부 대책은 소금 판매업자의 폭리를 단속하는 것에 집중된다. 언론도 정부발표에 눈치를 본다. 보수언론은 권력자의 말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내용으로 기사를 쓴다.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안은 단순한 불안감일 뿐 사람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논조로 소금 사재기 현상에 대해 평가절하한다. 앞에서 언급한 언론자유의 제2역설이 떠오른다.  

  에히리 프롬은 자유에는 견디기 어려운 고독과 통렬한 책임이 따른다고 한다. 그렇기에 히틀러에게 자유를 반납하고 나치주의가 확산될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우리나라의 언론도 자유를 견디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권력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방송은 견디기 어려운 고독을 견뎌야 한다. 행정부의 권력행사로 언론을 옥죈다. 언론은 경제적 보복이든 경찰수사나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도 무너지지 않을 그 무엇인가를 필요로 한다. 
 언론은 진정한 의미의 언론자유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야 한다. 언론이 처음 만들어졌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행정, 입법, 사법부가 삼권 분립을 통해 상호 견제 시스템을 갖추었지만, 3부의 연합과 횡포를 감시하고 시민들에게 객관적 사실을 알려줄 외부의 기관으로 언론을 창설했다. 언론은 외부의 권력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은 없다. 하지만 언론은 시민 구심력의 핵이 될 순 있다. 원자도 작은 핵 주변으로 전자가 있고 원자들의 결합이 하나의 물질을 이루듯, 언론이 시민 구심력의 핵이되어 3부의 기관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권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우리가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