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마지막 질문






한줄평
한 챕터의 마지막 문장이 이 책의 백미

책 정보
조윤제 저, 청림출판, 2022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보다 책을 읽지 못하는 이유가 더 많다. 그럼에도 책에 자꾸 관심이 간다. 관심만 가지고 읽지 못하니 마음만 무거워진다. 마치 숙제를 미뤄둔 아이마냥 자꾸 시간만 끌어본다. 그러다 한날 마음을 잡고 책을 읽을 기회를 만들었다. 그렇게 읽은 책이 ‘다산의 마지막 질문’이다.

 학교에서 근무하다보면 많은 질문을 접하고 많은 질문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쉽게 하지 못하고, 답을 찾기도 어렵다. 예를 들면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나요? 선생님이 되고나서 하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학생에게 이런 질문은 나를 괴롭게 만든다. 질문을 하는 입장은 마음이 편하지만, 답을 해야하는 처지라면 뇌가 묵직해진다.

 책에 나오는 한 문장이 이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가 되었다. ‘다산의 마지막 질문’의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해보자. 

  이 책을 읽기에는 장벽이 존재한다. 책의 구성을 보면 논어의 한 소절을 인용을 하여 챕터를 시작한다. 여기서 우린 첫번째 장벽을 만난다. 한자의 뜻 풀이와 생소한 사람들의 등장하는 점이다. 청소년들은 아직 한자에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성인이 되면 오히려 한자를 접할 기회는 더 줄어든다. 그렇다보니 한자의 뜻풀이를 이해하려면 꽤 집중력을 요구한다. 이것이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이유이다. 더불어 공자의 제자들은 우리에게는 아직 낯설다.
 한자와 인물의 장벽을 넘고 글을 읽다보면 다산이 등장한다. 다산은 논어에 나오는 문장을 다산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사람들에게 가르침은 준다. 이 책의 백미는 바로 이 부분이다. 큰 장벽을 넘고 나서 만나는 혜자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커다란 나침반이 되어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굵직한 저자의 짧은 명문장으로 마무리한다. 한 챕터가 길진 않다. 하지만 분명 한 챕터마다 허투로 넘길수 있는 곳은 없다.
 한 챕터마다 하나의 문장은 나의 마음을 책에 묶어둔다. 예를 들어 ‘어떤 길을 걸었는지는 도착했을 때의 자세가 말해준다.’라는 문장에서는 지금 나는 어떤 길을 걸었으며, 지금 도착했을 때 나의 자세는 어떤지 스스로 돌이켜보게 만든다. 지금의 나는 한 치 앞만보고 세상이 정해준 기준에 따라 한 눈 팔지 않고 열심히 달린 것 말곤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금 도착한 곳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한 발을 내딛어야 할지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의 자세는 조심스럽다. 삶의 가치를 다시 세우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생각할 거리를 계속 던져주어 책장을 넘기기 어려운 두번째 장벽을 제시한다.

  철학책을 읽다보면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공통의 관심사이다보니 비슷한 부분이 등장한다. 이 책에서 이런 부분을 설명한 챕터가 있다. 공자의 말에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 그것이 아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테스형. 바로 소크라테스이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에 있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들으면서, 자기가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자신이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함으로써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다. 동서양의 철학이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해로 귀결되고 있음을 확신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사람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과거 SPC 제빵 공장에서 사람이 죽는 사고가 있었다.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죽었다. 혼합기에 안전장치만 있었어도, 2인 1조로 근무해야하는 규정만 잘 지켰어도, 사람이 12시간씩 일을 하는 환경이 아니였더라면 우리는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기업이나 사회적 분위기는 사람보다는 돈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 보인다. 그렇기에 사람이 죽은 사고 현장에서는 어떤 애도나 슬픔을 나눌 시간도 없이, 다음날에도 기계가 돌아간다. 
 책에서는 공자의 ‘인’에 대해 강조한다. 인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우리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돈의 논리로 무시당하며 살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더 사람에 대한 사랑을 키워야 한다. 사랑이라는 말이 부담스럽다면 관심이라고 바꿔보자. 사람에 대한 작은 관심은 우리의 삶을 바꾼다.